이해진(가운데)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네이버 제공
25년 동안 매년 생존을 고민할 만큼 어려운 경쟁을 해오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은 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
골드몽릴게임 84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전 세계를 공략하는 구글 등 빅테크와의 경쟁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그는 "자국 검색 시장을 지켜내는 건 네이버가 유일하다"며 생존 비결 중 하나로 인수·합병(M&A)을 꼽았다. PC 시대에는 한게임(현 NHN)과 합병해 포털 시장 주도권을 잡았고 모바일 시대엔 첫눈(검색 스타
오션파라다이스예시 트업)을 인수해 메신저 '라인' 성공 신화를 썼다는 것.
그리고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웹3·Web 3.0) 간 결합이라는 기술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국내 최고의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두나무와 손잡아야 한다는 게 이 의장의 결론이다. 네이버는 AI와 검색 인프라, 간편 결제망, 쇼핑 등 디지털 공간 전반에 걸쳐 생태계를 구축했
손오공게임 지만 가상자산 분야 경험은 없다. 그는 "M&A를 하지 않았으면 네이버는 작은 회사였거나 망해서 없어졌을 것"이라며 "두나무와 함께 세계에 없는 AI와 웹3의 융합이라는 도전을 해보려 한다"고 했다.
전날(26일)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각각 이사회를 열어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인수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국내 간편 결제 1위 사업자
사이다쿨 와 가상 자산 1위 거래소가 합병하는 20조 원 규모의 '빅딜'을 진두지휘한 이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나란히 참석해 합병 계획 등을 설명했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두 사람의 이례적 동행을 두고 IT 업계에선 "이번 빅딜의 무게감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거래소만으로는 안 된다
황금성게임랜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27일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네이버 제공
송 회장은 "디지털 자산이 금융뿐 아니라 생활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네이버와 손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서부의 남미 출신 근로자들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에 대응해 월급을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 환전해 자국으로 송금한다. 또 최근 미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는 스테이블 코인 결제를 도입했다. 그는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 결제부터 여·수신, 자산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새 서비스가 등장했다"고 했다. 단순 거래소를 넘어 종합 핀테크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면 네이버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다만 송 회장은 이 의장으로부터 합병 제안을 받았을 때 "바로 결정하지 못했다"며 "너무 큰 결정이라 인생에서 가장 길게 고민했다"고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27일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와 두나무는 페이팔, 비자 등이 구축한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 계획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기존 쇼핑·콘텐츠·간편결제 생태계에 스테이블 코인 같은 디지털 자산이 접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국경을 넘나드는 결제나 송금 등을 처리할 때 빠르고 저렴하기 때문에 네이버의 글로벌 사용자 기반을 금융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최수연 대표는 5년 동안 인재 육성, 스타트업 지원 등에 10조 원을 투자해 AI·블록체인 생태계를 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포스트 이해진?
그래픽=박종범 기자
두나무를 자회사로 두고 핀테크 사업을 총괄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핵심 계열사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합병이 완료되면 송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19.5%)가 된다. 이에 일부에선 이 의장이 송 회장을 네이버의 차기 경영 리더로 키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합병을 통해 송 회장이 네이버 지배 구조의 핵심 위치로 올라서는 시나리오까지 등장했다. 최 대표는 이런 '2차' 합병설을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이 의장 또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선후배 사이로 송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다고 보도됐는데 만난 지 2년밖에 안 됐다"며 "차기 리더십까지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최 대표는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미국행(行)을 검토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성남=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