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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한일 여성문학자, 그녀들의 ‘개인-되기’
저자명혜영
분류[사회]
발행일2022-05-20 판형신국판
ISBN978-89-6849-887-9 (93300)
페이지421 정가2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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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 여남, 테이블을 마주하다에서, 근대 여성들의 서구문화에 기초한 성적 <자유>와 <자기결정>은 무엇보다 신체적 점령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였다. 따라서 기존 여성들의 일상성은 부정되고 육신성으로부터 분리되어 <초월; 자기결정, 자유, 보편>이라는 남성의 영역으로 상승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문화적 토양은 서구의 그것과는 달라 유교의 관계성을 토대로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근대 여성들이 <따라잡고> 싶어 했던 서구적인 여성, 즉, ‘독립적이며 고립된 자율적 개인으로서의 여성’은 예초부터 유토피아적인 것이었다.
제2장 봉인해제 되는 여자들의 ‘몸’에서는 주부들의 섹슈얼리티를 갈구하는 모습은 한일 간에 그 양상이 사뭇 다르게 나타난다. 일본 여성 유리는 남편 외에 여러 남자와 성적교섭을 가짐으로써 일부일처제에 반기를 들어 로맨틱러브의 종연을 선언하지만, 한국주부 ‘나’는 오히려 젊은 소년과의 로맨스를 꿈꾸며 로맨틱러브에 대한 갈증을 호소함으로써 일부일처제에 안주하는 지극히 근대적 결론을 제시한다.
제3장 여성, ‘가족’을 탐구하다에서는, 한일 여성들이 남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아이를 낳고 ‘비혼모 가족’을 만들어 현대의 모계가족을 탄생시킨다. 혈연을 배제한 남성과의 거래, 즉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은밀한 거래를 통해 부성을 제공하여 아이들의 정서적 교감을 충족시키는데 주력하는 일본소설과는 달리, 한국소설에서는 아이에게 아버지라는 정서적 교감을 기대하기보다는 사생아라는 사회적 냉대를 더 심각하게 고려하여, 아이에게 애정을 보이지는 않지만 친부의 그늘아래 두는 선택을 한다.
제4장 경계에선 여성, 여성들에서는, 기존의 중심(=이성)/주변(=감정)의 이분법적 시선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생물체의 마지널성을 부각하고 있다. 그에 따라 감지된 주변부(콜레라 귀국선, 조선인 귀향선)의 상황은 ‘교란’과 ‘비결정성’이 충만한 자연성으로 꿈틀대고 있음이 포착된다. 인간 중심의 모순에서 자연성 회복을 꾀하고자 한 작품은 자아의 본질을 깨닫고 상호주체성을 회복해야 현대 사회의 자연 파괴와 여성억압 등과 관련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제5장 여성노인과 생명으로서의 광기에서는, 노년문학을 통해 노부부의 해로에 짙게 깔린 동양적 정서, ‘인정과 의리’를 인식할 수 있었다. 늙어 병마에 시달리는 노부부, 병든 한쪽을 개호하는‘보살피고 양육하는 자질’을 발휘하는 단짝의 모습은, 열정적 사랑에서 한 단계 성숙된 동양적 휴머니즘을 보여준다. 아내는 수발드는 남편에게서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며, 남편은 자신이 죽은 후 홀로 남을 세상물정에 어두운 아내를 연민한다. 해로한 노부부는 비록 병마에 의해서이기는 하지만, 늦게나마 시공간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한 인생이었다고 술회한다. ‘인정과 의리’에 기반 한 노부부의 해로하는 삶을 통해, ‘독립적이며 고립된 자율적 개인’을 넘어 고독을 나누는 반려자가 있는 삶의 형태를 제시한다. 이는 에코페미니즘에서 언급하는 ‘보살피고 양육하는 자질’의 함양이 완성된 결과이며, 살아있는 관계의 재창조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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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5

1장 여남(女男), 테이블을 마주하다
제1절 근대 “처녀’의 섹슈얼리티 / 20
-한일 초기 여성소설을 중심으로-
제2절 <純>한 처녀의 역습 / 30
-『직녀님(七夕さま)』과 「處女의 가는 길」-
제3절 정조(貞操)의 탈환 / 41
-『보랏빛(裏紫)』과 「愛의 追懷」-

2장 봉인 해제되는 여자들의 ‘몸’
제1절 주부의 연극적 자아와 갈등 / 52
-『세 마리의 게(三匹の蟹)』(大庭みな子)와 『어떤 나들이』(박완서)를 중심으로-
제2절 여자의 <몸>, 갈등과 갱생의 시좌 / 79
-1950∼70년대 한일 여성소설을 중심으로-
제3절 자기 삶의 입법 / 95
-『토끼(兎)』와 『살과 뼈의 축제』-

3장 여성, ‘가족’을 탐구하다
제1절 우먼리브 자장(磁場)안의 ‘가족’ / 106
-도미오카 다에코의 『新家族』과 김진옥의 『裸身』을 중심으로-
제2절 현대 모계가족의 탄생 / 132
-쓰시마 유코 『黙市』와 서영은 『먼 그대』를 중심으로-
제3절 1930년대의 시차(時差)적 모성수행 / 156
-최정희의 「지맥」과 쓰보이 사카에의 「무 이파리」를 중심으로-
제4절 포스트 프롤레타리아 여성 / 180
-백신애의 「적빈」과 이북명의 「벌거숭이 부락(裸の部落)」을 통해 본 ‘능부(能婦)’의 재탄생 -

4장 경계에 선 여성, 여성들
제1절 쓰시마 유코(津島佑子)와 한강 문학의 마지널(marginal)성 / 212
-『웃는 늑대(笑いオオカミ)』와 『채식주의자』를 중심으로-
제2절 가와카미 미에코(川上未映子)와 황정은 문학의 프레카리아트 / 234
-‘휘발하는 몸’의 역설을 중심으로-
제3절 무라타 사야카(村田沙耶香)와 김애란 문학의 비체(abject)성 / 253
-『편의점 인간』과 『비행운-하루의 축』을 중심으로-
제4절 각인되는 장소로서의 몸 / 274
-가네하라 히토미 「하이드라(ハイドラ)」, 김금희 「너무 한낮의 연애」를 중심으로-
제5절 강요된 이분법으로부터의 탈주 / 300
-이양지의 「나비타령」, 「유희」의 ‘개인-되기’-

5장 여성노인과 생명으로서의 ‘광기’
제1절 한일 여성노인의 <에로스> / 324
-『遊魂』, 『第2・女子의 風景』을 통해-
제2절 한일 <신여성>작가의 노년 표상 / 349
-『幸福』(宇野千代)과 『탑돌이』(최정희)를 중심으로-
제3절 「여성 노인, 광기(狂氣)의 심층 / 368
-『노파의 미소(山姥の微笑)』(오바 미나코), 『素描』(박완서)를 중심으로」-
제4절 노년의 완성, 그 수용적 자세 / 389
─오바 미나코의 『기대되는 날들』과 박완서의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를 통해─

참고문헌 / 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