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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자연주의적 해석과 제약
저자서명원
분류[인문]
발행일2023-10-31 판형신국판
ISBN978-89-6849-986-9 (93160)
페이지290 정가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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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지적 동요는 통합과 융합을 논하며 인문학적 사유에 대한 또 다른 변화의 가능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객관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형이상학적 형태의 인문학적 이론들은 상대주의(다원주의), 포스트모더니즘, 페미니즘, 해체주의 등등의 사유에 의해 그 의미론적 근거들은 무화/해체되었다. 이러한 무화와 해체론적 기류는 지적인 평화를 가져왔다기보다는 인문학의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불안들을 초래했다.
  저자는 이러한 지적인 불안이 인문학적 사유에 대한 근본적 의심이나 불신 대신 새로운 대안적 사유로의 이행을 요청하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본다. 그 새로운 흐름은 출발부터 통합과 융합을 토대로 하는 메타적 방식을 권고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새로운 이론의 창출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적으로 공유하고 공감해 왔던 지적 호기심과 관련된 사유 지반이 새롭게 이해되어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에서는 저자가 관심을 기울이는 여러 인물과 사상, 경향들이 등장한다. 즉 체험주의, 이러한 체험주의와 관련된 철학자들, 해석학자 리쾨르/가다머/로티 그리고 문화 문제와 종교 현상 등이 엮어낸 주제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관심의 주제가 원리적으로 열리는 융합적 해석을 제한하기 위해 종말 제약, 역사적 상황 제약, 해체적 무제약에 관한 특정한 해석들로 분화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러한 주제들이 실제적인 제약들의 개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해명하는 데 집중했다. 왜냐하면 이러한 제약들의 특징들은 이상화된 제약으로 결코 무한히 열리는 해석을 제한하는 개념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것은 우리의 유기체적 삶을 안정적으로 제약할 수 없는 이론적인 과도성으로만 설명된다는 한계를 갖는다고 보았기 그렇다.
  이 책에서 체험주의는 이러한 해명에 새로운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인문학적 시각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열린 융합적 사유라 할 수 있다. 체험주의의 핵심적 주장은 우리의 모든 사고와 이해의 뿌리가 우리의 신체적 활동에 있으며, 보다 복잡하고 추상적인 사고는 이러한 신체적 활동을 토대로 하는 은유적 확장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체험주의는 첫째, 무한히 열려서 야기되는 해석의 분기가 어디에서 제약되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둘째, 그것은 원리적으로 열리는 해석에서 전통적인 객관주의 아니면 무제약적 상대주의라는 이분법적 시각이 왜 적절하지 않는지도 보여 준다.
  이 책에서 리쾨르, 가다머, 로티가 오늘날 인문학적 소양의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해석의 우연성, 불확실성, 무제약성의 개념들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이러한 개념들을 기반으로 확고부동한 영원한 토대, 즉 중립적인 해석을 주장하는 전통적인 해석학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인문학적 사유로 볼 때 우연성, 불확실성, 무제약성은 열린 인문학이라는 중요한 의의를 지니며, 그것들은 다원적 세계를 읽는 중요한 코드라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우연성, 불확실성, 무제약성 등을 제한하기 위해 제시한, 예를 들어 리쾨르의 종말 제약, 가다머의 역사적 상황 제약, 로티의 해체적 무제약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상이한 제약들과 관련해서 불가피하게 야기된 객관주의와 무제약적 상대주의 문제 또한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의 제약들과 객관주의/상대주의 양극단의 이론들 모두 세계를 경험적으로 제약하고 해명하려는 이론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려는 극도로 이상화된 방식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상화된 방식에 기반을 둔 제약들과 양극단의 이론들을 저자는 ‘경험적으로 책임 있는 철학’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는 체험주의를 통해 수정하려고 했다. 체험주의를 특징짓는 논제 중 하나는 ‘몸의 중심성’을 통한 제약의 가능성에 대한 시사다. 그리고 체험주의는 객관주의나 상대주의가 근원적으로 우리의 ‘신체화된 이해’의 문제라는 매우 유용한 통찰을 제공해 줌으로써 제3의 가능성, 인문학적 융합의 통로를 제시하고 있다.
  몸은 제약의 근거이고, 우리의 이해와 사고의 뿌리다. 첫째, 제약은 우리의 몸을 매개로 하는 안정적/실제적 지반을 통해서 생성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제약의 뿌리가 우리 몸에 있다는 체험주의의 주장은 몸이 이상화된 이론적 귀결들을 제약하는 궁극적 지반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둘째, 몸의 탐색을 통해 전통적인 객관주의와 무제약적 상대주의 입장은 극복되어야 한다. 두 입장의 극복은 양극단이 지금까지 간과해 왔던 경험의 신체적 차원의 탐색을 통해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이 책의 융합적 주제는 몸의 중심성과 신체화의 이해에 기반을 두고 해석의 제약 개념을 확장했으며, 그 특징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신체화된 상대성이다. 우리의 경험은 신체적/물리적 층위에서 현저한 공공성을 드러내며, 그것은 경험이 정신적/추상적 층위로 확장되면서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다양한 변이들을 제약한다. 따라서 확실성의 객관적 해석을 거부하는 이 공공성은 본성상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신체(몸)는 상대적 분기를 불러오는 원천인 동시에 그것을 제약하는 근거다. 둘째, 종말 제약, 역사적 상황 제약, 무제약은 세계의 사태를 실제적으로 제약할 수 없다. 이 제약들은 우리의 경험적 지반을 넘어서 있기에 그 자체로 우리의 경험에 직접 주어지지 않는다. 종말 제약은 초월적이며, 역사적 상황 제약은 시대 상황에 입각한 시대적 산물이고, 무제약은 급진적인 해체의 특성을 갖기에 우리의 인지적 경험에 반한다. 셋째, 해석의 제약은 결국 신체화되어 있다. 리쾨르의 종말 제약, 가다머의 역사적 상황 제약, 로티의 무제약은 우리의 신체화된 이해 안에서 일어나는 결과적 산물이다. 지금까지 해석의 제약은 대부분 탈신체화의 방식과 세계를 초월하는 관점으로 규정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제약이 신체화된 이해라는 대안적 개념, 즉 인간의 신체화와 이해의 실재들에 근거해야 한다. 이러한 시도는 오늘날 인문학적 관점에서 낯선 주장일 수 있지만, 그 이론적 귀결은 인문학이 ‘우리가 원하는 것’의 부근에서 배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에 대한 반성적 성찰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몸의 인문학적 성찰은 이상화된 제약이 우리의 제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밝혀주고 있으며, 그 해명을 토대로 해석의 제약이 어디에서 적절히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몸으로의 반성적 회귀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결국 우리는 의식의 확실성을 무너뜨리며 출발했던 인문학적 통합/융합 지반을 다시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곳은 바로 수많은 이론의 갈래들이 마주치고 소통하는 공유된 지반이다. 그 회귀적 물음 속에서 우리는 처음의 출발지에서 깨닫지 못했던 몸에 대한 중요한 귀결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며, 열린 인문학의 지평을 새롭게 확장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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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말 / 5

제1장 해석과 제약 / 15
 - 리쾨르의 상징해석에 대한 체험주의적 해명 -
1. 들어가는 말 / 15
2. 인식에서 해석으로 / 22
3. 상징과 우연성 / 27
4. 해석의 체험주의적 제약 / 37
5. 나오는 말 / 51

제2장 가다머와 해석의 불확실성 / 55
 - 해석과 제약에 대한 체험주의적 해명 -
1. 들어가는 말 / 55
2. 해석학적 상황과 상대적 해석 / 60
3. 이해와 선입견 / 68
4. 신체화된 이해와 제약 / 74
5. 나가는 말 / 81

제3장 로티의 신실용주의적 종교관 / 85
 - 해석학적 신학과 완화된 현현을 중심으로 -
1. 들어가는 말 / 85
2. 탈전통적 종교관 / 89
3. 신실용주의 사회와 문화 / 95
4. 해석학적 신학과 종교적 전승 / 100
5. 나오는 말 / 109

제4장 리쾨르의 악의 상징에 대한 체험주의적 해명 / 115
1. 들어가는 말 / 115
2. 1차 상징: 흠, 허물, 죄 / 120
3. 기본층위 범주와 원초적 상징 / 129
4. 일차적 은유와 자연주의적 악 그리고 윤리학 / 133
5. 나오는 말 / 138

제5장 설명과 이해의 자연주의적 해석 / 141
 - 리쾨르 해석학에서의 몸의 문제 -
1. 들어가는 말 / 141
2. 설명과 이해: 두 길 걷기 / 149
3. 몸 그리고 영상도식, 은유적 투사 / 157
4. 설명과 이해의 자연주의적 해석 / 168
5. 나가는 말: 학제적 탐구의 미래 / 171

제6장 이야기와 도덕적 상상력 / 175
 - 어떻게 이야기가 윤리학을 바꾸는가! -
1. 들어가는 말 / 175
2. 도덕적 객관주의와 도덕적 상대주의: ‘두 가지’의 그릇된 견해 / 179
3. 도덕적 상상력: 이야기와 영상도식 / 187
4. 자연주의 윤리학 경계 / 200
5. 나가는 말 / 204

제7장 문화와 괴리(乖離), 광주 양림동에 관한 문화해석 / 209
 - 기호적/서사적 경험을 중심으로 -
1. 들어가는 말 / 209
2. 양림동 문화와 괴리적 지반 / 215
3. 문화이해와 기호적 경험의 확산 / 220
4. 서사적 경험과 의미 창안 / 225
5. 결론: 회귀적 해석 / 230

제8장 『욥기』와 도덕적 상상력의 확장 / 235
 - 비자연주의 윤리에서 자연주의 윤리로 -
1. 들어가는 말 / 235
2. 새로운 도덕적 상상력 / 241
3. 욥의 도덕적 인지와 은유화된 윤리성 / 251
4. 비자연주의 윤리에서 자연주의 윤리로 / 261
5. 나오는 말 / 269

▪참고문헌 / 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