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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한ㆍ중 문학 공간과 디아스포라
저자임환모ㆍ엄영욱ㆍ전영의
분류[인문]
발행일2023-08-30 판형신국판
ISBN978-89-6849-980-7 (93800)
페이지320 정가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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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은 「한ㆍ중 소설의 인물 형상화와 서사전략」에 관한 것이다. 한국의 대하소설 『태백산맥』과 중국의 대하소설 『백록원』을 텍스트로 하여 인물 형상화 방법과 서사전략을 비교분석 하였다. 조정래는 인물들의 계층, 사상, 정체성, 성격, 텍스트 내 역할, 위치 등에 따라 적절하게 표준어 혹은 방언을 사용하는 전략을 사용하여 인물들을 살아 숨 쉬는 인물로 형상화하였다. 반면 천중스는 인물의 비극성을 강조하여 민중성을 드러냈지만 인물들은 입체적이지 못했다. 단조로운 인물 유형과 권선징악적 구도로 독자들이 지루함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두 텍스트 모두 각각의 인물들이 가지는 일상적 차원의 서사를 통해 미시주체로서 권위적인 역사담론이나 거대서사를 해체하고 텍스트에 민중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서사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방대한 인물 형상을 통해 동시대 한국과 중국의 정치, 사회상을 파노라마처럼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다. 역사는 전진과 퇴보를 거듭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서구와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에 의해 개방과 근대화의 물결을 맞게 된 한국과 중국은 유사한 경험, 특수성과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중국의 대하소설을 비교한 연구는 친연성을 가지며 시대의식과 주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
2장은 「중앙아시아 고려인 단편소설의 지형도」에 관한 것이다. 중앙아시아 고려인 작가인 김기철의 「복별」, 한진의 「공포」, 송 라브렌찌의 「삼각형의 면적」을 텍스트로 하여 고려인 단편소설의 지형학적 위치를 밝히고자 하였다. 중앙아시아 고려인 작가들이 소설을 쓰는 일은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역사”를 쓰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결국 억압과 망각 속에 그 자체로서 보존된 과거를 ‘지금 여기’에서 되살리는 작업이었다. 이것은 고려인의 조국을 상상 속에서 재현하고 창조하는 일이다. 고락을 함께한 고려인들의 삶을 재현하는 일이야말로 그들이 ‘상상의 공동체’로서의 조국을 건설하는 창조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삶의 방식과 관계의 망이 다르기 때문에 고려인의 ‘상상의 공동체’는 남한이나 북한이 만들어낸 ‘민족’의 개념과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려인 소설을 한국소설의 하위 영역이나 지방문학의 하나로 편입시키려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고려인 문학 특히 고려인 단편소설은 그 독자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3장은 「한인 이주현상 안에서 바라본 제국의 해체와 다중의 아우또노미아」에 관한 것이다. 조정래의 『아리랑』, 김영하의 『검은 꽃』, 박경숙의 『바람의 노래』를 텍스트로 하여 ‘한인이주’의 문제를 디아스포라 담론이 아닌 제국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했다. 식민화된 대중이었던 타자들이 다중으로 변화되어가는 모습, 이들의 생존전략과 대항권력, 아우또노미아 실현방법 등을 알아보았다. 대중에서 다중으로 변모하고 이들이 새로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새롭게 창조하는 규범과 권리들은 부단한 변증법 과정을 거쳐 재창조된다. 이런 점에서 다중들의 정체성인 ‘활력’은 주체로서의 대항권력이자 민주주의를 창출하는 절대적 내재성을 가진 힘이라 할 수 있다.
4장은 「일본유학 시기 노신과 춘원의 서구문학 수용과 영향」에 관한 것이다. 노신과 춘원이 청년 시절 일본으로 유학을 했을 때 당시의 감수성과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사상과 문학에 심취하였는지, 서구와 일본의 문학을 어떠한 형태로 수용했는지 알아보았다. 두 사람 모두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바이런의 영향을 받았지만 원서를 통해서가 아닌, 일본어로 번안된 서구작품을 읽고 영향을 받았다. 노일전쟁 후 일본에 유입된 민주주의, 민족주의, 자유주의, 니체주의, 진화론, 자연주의 영향을 받은 이들은 문학을 통해 우매한 민중을 계몽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으로 유입된 서구문화를 수용한 두 사람은 그 출발이 유사하지만 후기에 들어 차이점을 갖게 되었다. 춘원은 작가 의식의 부재, 친일행적 등으로 오늘날까지 비판의 대상이 되었지만, 노신의 작품과 정신은 여전히 중국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5장은 「이주 한인들의 혼종적 욕망과 언어권력」에 관한 것이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이창래Chang-Rae Lee의 『영원한 이방인』(Native Speaker)을 텍스트로 하여 언어와 정체성의 문제들, 문화권력 안에서 인물들이 욕망이 어떻게 표현되고, 성취되거나 좌절되는지 문화번역읽기를 통해 밝혀보았다. 인물들은 미국사회의 주류가 되어가기 위해 자발적으로 포섭되어가는 동화주의자였다. 이들의 체제 순응적이고 백인사회에 의존하려는 태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접고 백인 기득권 동조자로 안주하려고 노력했던 모습에서 ‘억압받는 소수민족 내부에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권력관계’를 읽어낼 수 있다.
6장은 「20세기 디아스포라 작가 김학철과 존 쿳시의 소설세계」에 관한 것이다. 김학철의 『20세기 신화』, 『격정시대』, 존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 『추락』을 텍스트로 하여 서구 중심의 세계문학 틀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문학과 아프리카 문학을 비교 연구하였다. 혼란 시대에 태어난 디아스포라 작가들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동질성과 차별성을 파악하고 서구 중심의 이항적 대립세계에서 벗어나 세계체제에 관한 객관적인 시각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두 사람 모두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주의를 제창하였다. 쿳시는 탈권력을 지향하고 이데올로기의 허위성을 비판하는 반인종차별주의이자 자유주의 작가였다. 반리얼리즘적 포스트모더니즘 기법을 사용하여 식민지 개척자로서 반성과 유랑인의 고통을 드러냈다. 김학철은 독선적인 이데올로기를 반대하는 건강한 사회주의자이자 인도주의자였다. 리얼리즘에 입각하여 어두운 현실과 권력의 전횡, 민중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이렇듯 두 작가의 창작 방법은 외형적으로 볼 때 대립된 두 축을 형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모국과 거주국 사이에서 자신을 어느 한 공동체와 완전히 동일시하거나 차별화할 수 없는 경계인이었다.
7장은 「현대 한ㆍ중 정치의 국가폭력과 공간의 주체성」에 관한 것이다. 봉건왕조가 무너지고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으로 인해 근대화가 시작된 한국과 중국의 역사는 다르면서도 유사한 양상을 보이거나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조정래의 『한강』과 위화의 『형제』는 ‘한국의 4ㆍ19’와 ‘중국의 문화대혁명’이라는 1960년대 양국의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근대에 이르러 자연생명이 국가권력의 메커니즘과 자본주의 권력 안에서 계산되고 통제되기 시작하면서 정치가 ‘생명정치’로 변화하고 생물학적인 생명과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주권 권력 특유의 문제 즉 인간에 대한 통치 문제로 바뀌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근대에 나타난 한국과 중국의 국가폭력은 우리가 다시 고찰해봐야 할 필요성을 갖는다. 빨갱이와 현반으로 불렸던 호모 사케르들은 사회의 일원으로 포함되어 있으면서도 배제된 자들이었다. 이렇게 예외 상태에 놓여있던 이들은 각자 자기들 나름의 방식으로 고착화를 끊어버리고 생명장치에 구속된 주체가 아닌 탈주체로 거듭났다. 이들은 자신들의 공간을 타자성이 아닌 주체성으로 새롭게 인지하고 고착화되어가고 있는 생명정치의 정태성과 폐쇄성을 넘어 탈중심의 공간, 민주적 정치공간으로 만들어나갔다.
8장은 「근대이행기 한ㆍ중 도시문화공간과 기억」에 관한 것이다. 왕안이의 『장한가』, 『푸핑』, 장애령의 『색계』, 채만식의 『탁류』, 조정래의 『아리랑』을 중심으로 텍스트의 배경이라 할 수 있는 상하이와 군산의 근대이행기 도시문화공간에 대해 살펴보았다. 상하이와 군산은 근대이행기 외국권력과 자본에 의해 조성된 조계지이다. 통치방식, 문화배경, 관리능력 등에 차이가 있지만 과거 전통도시와 확연히 구별된다는 점에서 조계지로서 군산과 상하이는 유사한 도시 이미지를 내뿜는다. 인간이 자유와 실재성의 깊이를 확인하면서 자신을 스스로 위치시키는 실재적인 곳은 장소이다. 상하이와 군산은 조계와 식민이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었지만, 속물적 타자들 안에서 진정한 주체가 되고자 했던 텍스트의 인물들은 건설적인 욕망과 변증법적 사유를 기반으로 주체가 될 수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텍스트를 통해 문학과 공간, 도시와 장소가 과거와 현재를 긴밀하게 이어주는 통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안에서 삶과 역사를 기억의 대상으로 바라볼 때, 역사의 결을 거슬러 바라볼 때 현재보다는 미래를 바라보는 역사적 인식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공간과 장소는 다양한 인문학적 메시지를 함축한다. 근대성의 기획에 의해 변형되고 지워진 우리의 삶의 모습을 문학공간 안에서 성찰할 수 있다. 제국주의를 넘어선 21세기 제국 안에서 타자화된 디아스포라와 혼종성, 인종적 위계질서와 제도, 인종과 종족성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총 8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한국과 중국의 공간 안에서 민중적 주체들이 가지고 있는 힘, 디아스포라의 혼종성과 문화적 창조성 등 동질성의 정치에 저항하는 힘들이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인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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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 서문

제1장 한ㆍ중 소설의 인물 형상화와 서사전략(임환모ㆍ엄영욱ㆍ전영의) / 021
023 / 『백록원』과 『태백산맥』
027 / 신ㆍ구 역량의 갈등 속에 나타난 비극적 인물들
037 / 계층과 이데올로기의 갈등 속에 반목하는 인물들
043 / 서사전략의 차이와 권위적 역사담론의 해체
056 / 한ㆍ중 소설의 전망

제2장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단편소설의 지형도(임환모) / 059
061 / 고려인 문학은 무엇인가
063 / 고려인 소설의 형성과정
071 / 고려인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소설적 응전: 김기철의 「복별」
077 / 디아스포라에 대한 기억의 역사: 한진의 「공포」
083 / 다문화 사회의 생존 논리: 송 라브렌찌의 「삼각형의 면적」
091 / 고려인 단편소설의 지형학적 위치

제3장 한인 이주현상 안에서 바라본 제국의 해체와 다중의 아우또노미아(전영의) / 097
099 / 한인 이주 문학의 시작
106 / 훈육통치와 제국의 무장소성
114 / 식민화된 타자들의 생존전략
120 / 다중의 대항권력과 주체성
130 / 다중들의 ‘활력’과 절대적 내재성

제4장 일본유학 시기 노신과 춘원의 서구문학 수용과 영향(엄영욱) / 133
135 / 노신과 이광수
137 / 니체사상의 수용과 국목전독보(國木田獨步)
144 / 일본에서 만난 러시아 작가들: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레르몬토프
149 / 바이런과 신체시
154 / 서구문학의 수용과 한ㆍ중 근대문학의 시작

제5장 이주 한인들의 혼종적 욕망과 언어권력(전영의) / 157
159 / 문화번역은 무엇인가
164 / 자국화 번역과 외국화 번역의 경계에서
167 / 타자언어 사용의 폭력성과 정체성의 문제들
177 / 문화권력 안에서 자발적 포섭과 욕망의 좌절
183 / 소설 번역의 문제와 제대로 읽기

제6장 20세기 디아스포라 작가 김학철과 존 쿳시의 소설 세계(엄영욱ㆍ임환모) / 185
187 / 김학철과 존 쿳시
193 / 디아스포라의 생애와 문학적 삶
197 / ‘대약진 운동’의 허구성과 ‘인민공사’의 참상 고발: 『20세기의 신화』
203 / 민중적 국제연대를 통한 이상사회 도모: 『격정시대』
207 / 은폐된 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현실: 『야만인을 기다리며』
211 / ‘아파르트헤이트’ 고발과 역사적 반성: 『추락』
215 / 동아시아 문학과 아프리카 문학의 연대: 디아스포라 문학 경계 넘기

제7장 현대 한ㆍ중 정치의 국가폭력과 공간의 주체성(전영의) / 219
221 / 4ㆍ19와 문화대혁명
225 / 빨갱이와 현반: 메카시즘에 희생된 호모 사케르
235 / 근대 생명정치의 폭력: 포함된 배제의 공간 노모스
243 / 호모 사케르의 비상: 종속된 공간에서 탈주체적 공간으로
254 / 자기배려로 이룬 절대적 타자의 공간: 헤테로토피아

제8장 근대이행기 한ㆍ중 도시문화공간과 기억(전영의) / 257
259 / 근대 도시의 시작: 군산과 상하이
262 / 자본주의의 왜곡된 신화의 폭력
273 / 굴절된 욕망 안에 부유하는 타자들
278 / 자율적 주체로서 사유하기
284 / 긍정적 장소감과 정체성
287 / 참고문헌
301 /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