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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고전 읽기의 즐거움 플라톤 『심포시온』
저자이강서
분류[인문]
발행일2023-08-31 판형국판
ISBN978-89-6849-984-5 (92160)
페이지186 정가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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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많은 책이 있다. 한 순간 반짝하고 이내 잊히고 마는 허다한 책들과는 달리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마치 마르지 않는 샘처럼 줄곧 새롭고 풍부한 지혜를 열어 보이는 책들이 있다. 우리는 이런 책들을 가리켜 ‘고전classic(古典: 라틴어 classicus)’이라고 한다. 영어 단어 클래식classic은 명사로 쓰이기도 하고, classic music이나 classic literature의 경우처럼 형용사로 쓰이기도 한다. 형용사 클래식classic은 “첫 손가락에 꼽히는 부류에 속하고(of the first class)”, “최고의 가치 서열에 해당한다(of the highest rank)”는 것을 드러낸다. 이 고전이야말로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서 하나의 종種인 인간이 후세에 물려주는 정보 중에서도 고도로 집약된 지혜의 알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고전을 즐겨 인용하고 존중하는 척 하면서도 정작 읽으려 들지는 않는다. 사실 고전은 술술 읽히고 금세 이해되는 책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전(古典)은 고전(苦戰)하게 만든다고들 한다. 또 고전은 평생에 걸쳐 되풀이 읽게 되고 그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한 번 읽어서 족한 책이라면 시간 죽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읽는 이의 삶을 풍요롭게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송두리째 바꾸어 놓지는 못한다. 플라톤의 『국가(Politeia)』, 『심포시온(Symposion)』, 『파이돈(Phaidon)』 등은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사람에 의해 읽혔고 서양의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힌다.
한때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나 「타임」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것이 대학생 신분의 지표로 여겨지기도 했다. 언젠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엉뚱하고도 희한한 여론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세상에 도서관이 단 하나밖에 없다고 가정해 보자. 그 도서관에 불이 났다. 당신은 오직 단 한 권의 책만을 품에 안고 탈출할 수 있다. 당신이 지금 구하지 못한 책들은 더 이상 인류에게 전승될 수 없다. 당신은 어떤 책을 구하겠는가? 조사에 응한 미국 시민들이 1순위로 꼽은 책은 『성서』였다고 한다. 물론 미국인들에게 물어서 나온 결과여서 그럴 것이다. 가령 한국이나 중국 사람들에게 물었다면 대답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만일 「타임」이 한국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했다면 판타지 소설 『드래건 라자』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고전을 읽지 않는 풍조를 비판한 것이다. 「타임」 조사에서 2위 자리에 오른 책은 무엇이었을까? 플라톤의 『국가』였다. 『심포시온』은 흔히 『국가』와 동급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니 『심포시온』이 「타임」 조사 2위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플라톤 『심포시온』의 부제는 ‘사랑’, 희랍어로 에로스(eros)이다. 이때의 에로스, 첫 글자를 소문자로 시작하는 에로스는 보통명사이다. 첫 글자를 대문자로 시작하는 에로스(Eros)가 있다. 이 에로스는 고유명사로서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 신이다. 에로스는 아프로디테의 아들로서 ‘사랑의 신’이다. 흔히 『심포시온』은 ‘사랑’을 다루는 책으로서는 『성서』 다음으로 널리 읽혔다고들 말한다. ‘플라토닉 러브(Platonic love)’라는 표현이 있다. ‘플라토닉 러브’는 ‘플라톤이 생각하는 사랑’, ‘플라톤이 말하는 사랑’이요, 여러 대화편들 가운데 집중적으로 ‘사랑’을 거론하는 대화편은 『심포시온』, 『파이드로스』, 『리시스』인데 역시 『심포시온』이 단연 첫 손에 꼽힌다. 그러니 ‘플라토닉 러브’라는 표현에 대한 정확하고도 의미 있는 이해는 ‘플라톤이 『심포시온』에서 보여주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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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고전 중의 고전 / 004

제1장 왜 대화인가 / 011
제2장 심포시온, 아곤, 에로스, 파이데라스티아 / 027
1. 소문자 심포시온과 대문자 심포시온 / 029
2. 심판관 디오니소스와 아곤 / 033
3. 소문자 에로스와 대문자 에로스 / 038
4. 플라토닉 러브와 파이데라스티아 / 041
제3장 틀 이야기 / 047
1. 액자식 구성과 점층법 / 049
2. ‘걷는다는 것’, ‘대화’, ‘사유한다는 것’ / 052
3. 사람 이름을 대는 두 방식 / 058
4. 심포시온이 시작하기까지 / 062
제4장 파이드로스의 연설 / 069
1. 신성부대 300 전사 / 071
2. 사랑에도 등급이 있다 / 075
제5장 파우사니아스의 연설 / 079
1. 우라니오스 에로스와 판데모스 에로스 / 081
2. 파이데라스티아에 대한 세 가지 태도 / 084
제6장 에릭시마코스의 연설 / 087
1. 절묘한 장치, 아리스토파네스의 딸꾹질 / 089
2. 우주의 질서 에로스 / 091
제7장 아리스토파네스의 연설 / 099
1. 태초 인간 안드로귀논 / 101
2. 온전함의 회복 / 105
제8장 아가톤의 연설 / 109
1. 에로스의 본질 / 111
2. 막간 대화: 고르기아스와 고르고 / 116
제9장 소크라테스와 아가톤 사이의 문답 / 123
1. 소크라테스 문답법 / 125
2. 아가톤 아포리아에 빠지다 / 130
제10장 디오티마의 가르침 / 137
1. 사랑의 양가성 / 139
2. 아름다움의 큰 바다와 아름다움의 사다리 / 151
제11장 알키비아데스의 연설 / 159
1. 디오니소스처럼 나타나다 / 161
2. 소크라테스를 말하다 / 166
제12장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 177

참고문헌 / 181